본문 바로가기
일상

240908 취뽀 (임시) 일상

by ㅣlㅣl 2024. 9. 8.

안녕하세요 간만에 일상 글로 돌아왔습니다

 

비밀 얘기들 (?) 쓰려고 개인 일기장도 샀는데, 요즘 안 쓰고 있다...

사유는 너무 바빠서 -> 이건 좀 핑계고 그냥 쓸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ㅎㅎ

 

간만에 잠도 푹 자고 식사도 야무지게 한 주말 오후이니만큼, 마지막으로 일상 글을 쓴 3개월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보려 한다.

 


취뽀 (임시)

사실 최근에 있었던 가장 큰 이벤트라 한다면, 취뽀 (임시) 라고 할 수 있겠다.

왜 (임시) 인가 하면? 정규직이 아닌 체험형 인턴이기 때문ㅎㅎ

 

총 두 곳에서 면접 제의가 와서, 일주일 정도의 텀을 두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 - 1

우선 첫 번째로 면접을 봤던 곳은 다대다 면접이었다.

이 날 길을 좀 헤메서 면접 장소에 진짜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눈물의 사죄문자..

다행히도 "그냥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라는 쿨내나는 답변이 돌아왔고, 무사히 면접 장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면접 대기실에는 이미  "면접 풀착장" 세팅을 하고 들어온 2명의 지원자들이 앉아있었고.. 나는 헉헉 거리며 뛰어 들어갔다.

 

또 하필이면 첫 번째 면접 팀에 걸려서ㅋㅋㅋ 숨 고를 시간도 없이 면접장으로 들어가게 됐는데..

감사하게도 들어가기 직전에 굉장히 단정하게 차려 입은 여성 지원자 분이 음료수 하나를 건네주셔서, 한 모금 마시고 서둘러 들어갔다.

 

 

면접 장소는 누가 봐도 "대형 건물 오피스"라고 불릴만한 느낌의 장소였다.

뭐 대충
이런 느낌

 

면접은 나와 또 다른 지원자 1명, 면접관 4명으로 진행되었다. (면접관이 생각보다 많아서 조금 당황했다)

 

면접 하면서 느낀 점은...

  • 지원한 회사의 산업에 대한 질문은 물론, 기술 활용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네 분 다 실무 담당자여서 그런 듯 하다)
    • 특히 빌드업 이후의 꼬리 질문들이 이어졌는데, 이게 생각보다 답변하기 어려웠다
  • 내가 프로젝트 위주의 경험을 쌓아와서 그런지
    "이 사람이 전체 프로젝트 플로우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가?" / "이 프로젝트 경험을 본인이 쌓은게 맞는가?"
    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이 많이 들어왔던 것 같다

    • 옆 지원자 분은 리서처 쪽 커리어를 쌓아오신 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해당 연구를 산업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적 질문들이 많이 들어왔다 
  • 지원서에 넣은 이 블로그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느낀 점은...

세상은 넓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널렸다는 사실이다.

 

정말로.

 

 

오프라인 다대다 면접은 이번이 첫 경험이었는데, 옆 지원자가 쌓아온 커리어를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 "나는 그동안 뭐하고 살았지?"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도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남은 게 없을까.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열심히 산걸까? 아니면 내가 이쪽 길에 재능이 없나?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했던 것 같다.

면접 끝나고 불렀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0sdF3UxGhEw

면접 망하고 부르기 좋은 노래이니 다른 취준생 분들도 참고하시길~~

 

 

암튼 우울한 감상을 남기고 첫 번째 면접은 끝!

 

 

 

면접 - 2

다음은 1개월 인턴 + 정규직 전환 시험 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지난 번 면접에서의 참사를 막고자 이번에는 30분 일찍 출발했는데

 

... 또 길을 헤멨다.

 

근데 여긴 솔직히 헤멜만 했던게 면접장 안내가 너무 불친절했고 사람이 너무 많았고

 

아무튼 면접은 꼭 30분 먼저 출발할 것!

 

 

여기는 인포 데스크와 면접 대기장소가 매우 화려했다.

그리고 OO 기업 아니랄까봐 OO 기업의 간식이 매우 많이 배치되어있던 게 좀 개그 포인트였다.

 

앞에서의 면접은 'AI솔루션부' 단독 진행이었다면, 여기는 다른 직무들까지 모조리 뽑기 때문에 규모가 더 큰 것 같았다.

 

이곳의 면접 진행은 조금 특이했던게, 실제 면접에 앞서 PT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PT 주제는 당일 공개되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진짜 아무 사전 정보도 안주고 들어감..

 

내가 받았던 주제는 실제 서비스 플로우를 구축하는 느낌의 과제였다.

아마 PT가 있는 IT 직무라면 대부분 이럴 것 같긴 하다. 지난번 코오롱이 특이한 경우였던 듯?

 

제한시간은 30분으로 꽤나 짧았다.

그러니 PT 면접이 있는 곳에 지원했다면, PPT 빨리 만드는 연습이나 할 것 (윈도우로!!)

 

아, 그리고 예전에 PT 면접이 있던 곳은 인터넷 검색 허용이어서 자연스럽게 크롬을 키려 했는데, 이 곳은 인터넷 검색이 불가한 곳이었다. 

덕분에 처음 보는 업계 용어를 보고 당황을 많이 했다.

 

 

그렇게 PT가 끝나면 USB를 들고 2차 대기 장소에서 멍을 때린 다음, 호명되면 쫄래쫄래 따라가면 된다.

곳곳에 안내요원이 배치된 것을 보아 이래저래 돈을 많이 쓴 향기가 느껴졌다..

 

 

면접은 2대1로 진행되었고, 간단한 인삿말 이후 바로 PT를 진행했다.

면접 질문은 PT 내용에 관련된 질문, 자소서에 관련된 질문, 공통 인성 질문이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이전 PT 면접 때는 "PPT를 원래 그렇게 만드냐" 와 같은 질문이 들어와서 이번에도 디자인 면으로 지적을 받을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내용적인 부분을 짧은 시간에 잘 담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근데 이건 30분만에 PPT 디자인까지 바라는 이전 회사가 더 이상했던 듯.. 내가 마케팅 직무도 아니고....

 

면접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심층적인 기술 질문이 많이 들어오진 않았고, PT 내용을 구체화 할 실질적 능력에 대해 검증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오히려 당황스러웠던 것은 공통질문 쪽. 미래 계획에 대해서 여쭤보시길래 거기서 좀 절었다.

 

 

기억에 남는 점은 면접 끝나고 나가려는 길에 인사부(로 추정되는) 분에게 잡혀서 인터뷰를 당했다.

해당 전형이 어떤 것을 목표로 한 것이고, 처음 시도해보는 전형이라 직접 면접자 이야기를 듣고자 인터뷰를 하고 계신다 했다.

그래서 그냥 진짜 솔직하게 다 답하고 돌아왔다ㅋㅋㅋ

간식이 맛있었고, 면접 장소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고.. 등등

 


 

그렇게 면접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둘 다 붙었다.

면접 - 1
면접 - 2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두 번째 메일이 왔을 때 나는 이미 첫 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담당할 프로젝트까지 있었던 상황..이고 심지어 거절 메일 회신도 회사에서 했다ㅋㅋ

 

 

사실 그래봐야 입사 극초반이고, 체험형 인턴이기에 그만두려면 그만둘수도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 같이 일하게 될 사람들이 너무 좋다
    사실 이게 가장 컸던 것 같다.
    출근 첫 날 알게 됐는데 면접장에서 음료수를 건네주시던 여성분과 인턴 동기가 됐다ㅋㅋ
    성격도 너무 좋으시고, 일처리도 꼼꼼히 하셔서 정말 큰 의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사수분들과 팀 내 분위기도 매우 좋다!
    금융업계쪽은 처음이라 모르는 단어도 많고, 오피스 생활이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했던 것 같다.
    특히 우리가 입사했을 시점에는 프로덕트 출시 직전이라 부서 전체가 매우 바쁜 상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부분을 잘 가르쳐 주시고 프로젝트 초반 방향성도 논의하며 잡아나갈 수 있었다.

    또 신생부서라 그런지 금융권하면 흔하게 떠올리는 경직된 분위기도 아니어서, 부서에 빠르게 적응이 가능했던 것 같다.



  • 일 자체의 재미
    사실 체험형 인턴이라 회사 일에서는 많이 배제되고 중요하지 않은 반복 업무 위주로 지시받을 것 같았는데
    굉장히 재밌는 프로젝트 주제를 받기도 했고, 부서 회의에 참석하며 우리가 실제 하고 있는 게 어떤 식으로 적용될 것이며 부서 내 다른 팀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이 단순 반복 노가다가 아닌, 가치가 있는 "진짜 프로젝트" 라는 점이 많은 동기부여를 준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은 너무나도 즐겁게 출근을 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바로 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가지는 "자기효능감" 그 자체인 것이다.

내가 사회에서 쓸모있는 톱니바퀴라는 것을 인정받는 것, 그것을 동력으로 어떻게든 굴러갈 수 있는 것 같다.